지금까지 노인복지주택 입소자는 건강이 나빠져 단독취사 등 독립생활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퇴거 압박을 받을 수 있는 구조였다. 보건복지부는 2026년 10월 13일부터 11월 23일까지 「노인복지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장기요양보험 재가서비스 등 일정한 도움을 받아 독립생활 유지가 가능한 경우 계속 거주할 수 있도록 입소자격 완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행 규칙과 개정안의 차이

현행 시행규칙은 노인복지주택 입소자격을 ‘단독취사 등 독립된 주거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없는 60세 이상의 자’로 규정하고 있다. 입소 후 건강이 악화되어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게 되면, 별도의 계속 거주 근거가 없는 상태였다. 개정안은 이를 분리해, 입소 시 자격 기준과 거주 유지 기준을 구별한다. 구체적으로는 장기요양급여 등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하는 서비스를 받아 독립생활 유지가 가능할 경우에 한해 지속 거주를 허용하는 근거 조항(시행규칙 제14조)을 신설하는 방식이다.

다만 ‘복지부 장관이 정하는 서비스’의 구체적 범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입법예고 기간 의견 수렴 이후 개정안이 수정될 수 있으며, 개정 시행규칙의 시행일도 현재 미정이다.

함께 추진되는 세 가지 변화

개정안에는 거주 자격 완화 외에 세 가지 제도 개선이 더 포함되어 있다. 첫째, 입소자 과반수 이상의 동의로 입소자대표회의를 구성·운영해 시설 운영에 입소자의 의견을 직접 제시할 수 있는 절차적 근거가 마련된다. 보건복지부는 노인복지주택이 고령자가 평생 거주하는 주택의 성격을 갖지만 현행법상 사회복지시설로 분류되어 입소자 의견 반영에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둘째, 위탁운영자 선정·변경 시 설치자의 신고를 의무화하고, 위탁운영자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설치자가 시정을 요구하거나 위탁을 철회할 수 있는 준수사항을 신설한다. 현행 법령에는 위탁운영자가 약속된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도 이를 관리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이 없었다고 보건복지부는 밝혔다.

셋째, 운영자가 사망하거나 법인이 해산하는 등 시설 운영이 파행될 경우 입소자대표회의가 제한적으로 설치·운영자 역할을 대행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대행 가능 사항은 위탁운영사 선정·변경, 위탁운영 내용 변경 재확인, 위탁운영 철회 등이다.

이 밖에 병원에서 퇴원한 노인이 지역사회로 조기 복귀할 수 있도록 단기 주거지원서비스(이른바 중간집 서비스) 제공 근거를 시행규칙 제13조에 신설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노인복지주택 현황과 배경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2월 기준 노인복지주택은 전국 47개소, 총 1만 1,090세대다. 65세 이상 인구 대비 고령자 전용 주택(주거+돌봄) 비율은 2023년 기준 한국이 0.12%로, 일본 2.0%, 미국 4.8%에 비해 크게 낮다고 보건복지부는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향후 노인복지주택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통합돌봄체계 안에서 이 시설이 돌봄과 주거가 결합된 인프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라고 보건복지부는 설명했다.

보건복지부는 입법예고 기간 중 수렴된 의견을 반영해 개정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의견은 11월 23일까지 국민참여입법센터(http://opinion.lawmaking.go.kr) 또는 보건복지부 노인정책과에 제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