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위원회가 2026년 4월 제3차 위원회에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 부지적합성 조사계획’을 의결하고, 수십 년간 미뤄온 부지선정 절차를 공식 개시했다. 위원회는 2025년 9월 26일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과 함께 출범했으며, 출범 1주년을 맞은 2026년 10월 11일 1년간의 추진 현황을 발표했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이란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 등 방사성이 매우 높은 폐기물을 가리킨다. 현재 국내 원전에서 발생한 사용후핵연료는 각 원전 부지 안의 저장시설에 보관 중이며, 중간저장시설과 최종 영구처분시설 확보가 오랫동안 미결 과제로 남아 있었다.

부적합지역 먼저 배제, 이후 공모

이번 조사계획의 핵심은 절차 순서다. 특정 지역을 먼저 정한 뒤 적합성을 확인하는 방식이 아니라, 지질학적·과학적으로 부적합한 지역을 객관적으로 먼저 배제하고 이후 공모 방식으로 후보부지를 좁혀가는 순서를 채택했다. 위원회는 올해 안으로 전 국토를 대상으로 한 부적합지역 배제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며, 2027년부터 기본조사 후보부지 공모를 시작할 계획이다.

부지선정 전체 흐름은 부적합지역 배제 → 조사 대상부지 공모 → 기본·심층조사 → 부지 최종 확정 순으로 구성된다. 위원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배제 기준의 구체적 내용은 현재 마련 중인 단계다. 후보부지 공모 단계에서는 지역 참여 지원방안도 함께 준비되고 있다고 위원회는 밝혔다.

위원회 구성과 운영 체계

위원회는 출범 이후 9인 본 위원회 체제를 갖추고, 2026년 2월 제1차 위원회를 시작으로 9월까지 총 8차례 회의를 열었다. 관련 학회·협회·연구기관·시민사회 등 25개 기관의 추천을 받아 35명의 전문가를 위촉하고, 부지·저장·운반·처분·소통 4개 분야의 전문위원회를 2026년 8월 출범시켰다. 본 위원회의 정책 심의·의결과 전문위원회의 분야별 검토가 연계되는 구조다.

위원회는 본 위원회뿐만 아니라 분야별 전문위원회의 의사록·회의록도 전면 공개하는 방침을 시행 중이다.

법정 목표와 앞으로의 일정

위원회는 특별법이 정한 법정 목표인 2050년 중간저장시설 운영 개시와 2060년 영구처분시설 운영 개시 달성을 위한 첫 단계로 이번 부지선정 절차를 위치 짓고 있다. 올해 안으로는 법정 계획인 제3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 수립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 계획에는 사용후핵연료 발생 전망, 부지선정 및 시설계획, 투자계획, 기술개발·인력양성 등이 포함된다.

위원회는 올해 6월 한국원자력환경공단과 함께 서울에서 방사성폐기물 안전관리 국제 토론회를 열고, 일본·캐나다·프랑스·스웨덴·스위스·핀란드 등의 방사성폐기물 관리사업 관계자와 유치지역 주민대표를 초청해 부지선정 과정에서의 지역사회 소통 경험을 공유했다.

2027년부터 시작될 후보부지 공모는 전국 어느 지역이든 대상이 될 수 있어 원전 인근 주민뿐 아니라 폭넓은 관심사가 된다. 과학적 배제 기준 확정과 지역 주민 수용성 확보라는 두 과제가 앞으로의 절차에서 어떻게 조율될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