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한 해 동안 국내 거주 북한이탈주민 중 무연고 상태로 사망한 사람이 3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통일부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7년 이후 연간 최다 수치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가 통일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서 확인된 이 수치는, 고령화 가속과 지원망 단절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022년을 기점으로 두 자릿수로 급증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6년 8월까지 약 10년간 북한이탈주민 무연고 사망자는 총 140명이다. 연도별로 보면 2017~2021년에는 연 2~7명 수준에 머물렀으나, 2022년 19명으로 처음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후 2023년 13명, 2024년 22명으로 이어졌고, 2025년에는 38명으로 그 이전 최고치의 두 배에 육박했다. 올해는 2026년 8월까지 이미 24명이 발생했다.
2022년까지는 사인이 확인된 무연고 사망자 중 자살로 인한 사망이 없었다. 그러나 2023년 처음 5명이 자살로 사망한 이후, 2024년 1명, 2025년 4명이 같은 사인으로 기록됐다. 자살에 의한 무연고 사망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 통일부 자료를 통해 처음으로 수치로 확인됐다.
60세 이상 비율 10년 새 두 배, 지원단체 접촉 기록 없는 사망자 41%
고령화 속도도 빠르다. 2016년 기준 전체 북한이탈주민 2만 7857명 중 60세 이상은 2214명으로 전체의 7.9%였다. 2026년 8월 기준 전체 북한이탈주민은 3만 1570명으로 13.3% 늘었지만, 60세 이상은 5617명(17.8%)으로 같은 기간 두 배 넘게 증가했다.
무연고 사망자와 지원망 단절의 관계도 수치로 드러났다. 무연고 사망자가 급증한 2022년부터 2026년 8월까지 116명 중 58명, 즉 41.4%는 하나센터·남북하나재단 등 북한이탈주민 지원단체와 상담이나 지원을 포함한 어떠한 접촉 기록도 없었다. 사망 전까지 지원망과 완전히 단절된 상태였다는 의미다.
통일부는 2023년 11월 제4차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 기본계획(2024~2026)을 심의·의결하면서, 고독사 예방을 위해 고령 1인세대 탈북민 등 고위험군 대상 안심 돌봄과 사전 위기예방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연고 사망자의 41%가 지원단체와 접촉 기록조차 없다는 현실은, 계획상의 목표와 실제 도달 여부 사이에 간극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이 간극이 어떤 이유에서 발생했는지는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유골 30년 보관, 법적 근거는 없어
사망 이후 처리에도 제도적 공백이 확인됐다. 현행법상 무연고 사망자의 시신은 5년간 매장·봉안한 뒤 자연장한다. 그러나 북한이탈주민 무연고 사망자는 북한에 가족이 있을 가능성이 있어 통일부가 유골을 30년 이상 장기 보관하는 관행이 유지되고 있다. 남북하나재단에 따르면 이 장기 보관에 대한 법적 근거는 현재 마련돼 있지 않다.
현재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의료지원 제도는 존재한다. 정부24에 따르면 2026년 기준 퇴원일 기준 질병 치료를 받고 기준중위소득 100% 이하인 북한이탈주민은 통일부 자립지원과 소관 아래 의료비 지원을 신청할 수 있다. 신청은 병원 내 의료사회복지사 또는 하나센터 전문상담사를 통해 할 수 있다. 다만 이는 생전 지원에 해당하며, 지원망과 단절된 고령·독거 이탈주민에게 이 경로가 실제로 닿는지는 별개 문제다.
무연고 사망 급증이 고령화 단독 요인 때문인지, 아니면 정착 지원 체계의 특정 공백과 결합된 결과인지는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구분되지 않는다. 유골 장기 보관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 일정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제4차 기본계획의 실제 이행 결과도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