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1일부터 20일까지 한국 반도체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이 341억 2800만 달러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300억 달러를 넘어섰다. 관세청이 9월 21일 발표한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같은 기간 전체 수출액은 714억 달러로 1년 전보다 78.3% 늘어 1~20일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반도체 단일 품목이 전년 동기 대비 259.4% 급증하면서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7.8%에 달했다. 이는 1년 전보다 24.1%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조업 일수는 15.5일로 지난해보다 하루 적었지만, 일평균 수출액 기준으로도 89.8% 증가했다. 이번 통계는 통관 기준 잠정치로, 이후 확정치와 차이가 생길 수 있다.

무역수지는 229억 66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입도 함께 늘어 반도체(88.8%), 반도체 제조장비(55.6%), 에너지(27.9%) 중심으로 전년 대비 26.7% 증가한 484억 4000만 달러였다. 올해 1월 1일부터 9월 20일까지 누적 무역수지 흑자는 2255억 9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421억 6300만 달러의 5배를 웃돌았다.

AI 공급망 재편이 수출 구조를 바꿨다

한국은행이 2026년 7월 27일 발표한 ‘한국 주요 제조업 생산 및 공급망 지도’ 보고서(뉴시스 2026년 7월 27일 보도)에 따르면, 생성형 AI 확산으로 기존 CPU·범용 DRAM 중심의 수요가 AI 연산에 특화된 GPU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됐다. 이 과정에서 엔비디아(GPU), TSMC(파운드리·첨단 패키징),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HBM)가 하나의 공급망 축을 형성했다고 한국은행은 분석했다.

수출 목적지 구조도 달라졌다.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대만은 2022년 한국의 반도체 수출 대상국 가운데 4위(9.0%)였지만, 2025년에는 중국에 이어 2위(19.9%)로 올라섰다. 중국은 같은 기간 수출 금액과 비중이 모두 줄었다고 한국은행은 밝혔다. 9월 1~20일 국가별 수출 증가율은 대만이 128.5%, 미국이 118.0%, 중국이 113.8%였다.

한국은행은 같은 보고서에서 국내 반도체 생산에서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4년 74.5%에서 2024년 82.3%로 늘었다고도 밝혔다.

삼성전자 4나노 신규 수주 가격 최대 15% 인상

SBS가 로이터를 인용해 2026년 8월 19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4나노 공정 신규 수주 가격을 중국·미국 고객사에 10~15%, 대만 고객사에 5~10% 인상했다. 5나노 공정 웨이퍼 가격은 10~15%, 이전 세대인 8나노 공정 웨이퍼 가격은 약 10% 올랐다. 삼성전자 평택 4나노 생산 라인은 지난해 말부터 가동률 100%를 유지하고 있다고 복수의 관계자가 로이터에 전했다. 이 라인은 퀄컴 등 고객사 로직 칩과 삼성 자체 HBM 베이스 다이를 생산한다. 삼성전자 측은 고객사 관련 사항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30일 2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올해 하반기 2나노 2세대 공정 양산을 시작하고, 가동률 상승·수율 개선·가격 인상 효과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완료된 사실이 아닌 회사 계획이다.

한국은행이 2026년 8월 31일 공개한 이슈노트(제2026-20호)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 가격 급등에 따른 교역조건 개선으로 국내총소득(GDI)은 두 자릿수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늘어난 영업이익을 바탕으로 임금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