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2026년 10월 1일부터 희귀·소외암 환자의 치료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신약 세 가지에 건강보험을 확대 적용한다고 9월 30일 발표했다. 대상은 RET 유전자 변이 희귀 폐암 및 갑상선 수질암 치료제 ‘레테브모캡슐’, 절제 불가능한 진행성·전이성 위암 치료제 ‘빌로이주’, 요로상피암 1차 치료 병용요법 ‘파드셉주+키트루다주’다. 이 결정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확정됐다.
세 가지 약제, 각각 어떻게 달라지나
레테브모캡슐은 RET 유전자 융합 변이로 발생하는 비소세포암과 갑상선 수질암에 적용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 유형의 비소세포암은 폐암 환자 중 1~2%에만 발병하며, 국내 환자 수는 300명 미만으로 추정되는 초희귀 암종이다. 기존 세포독성항암제와 달리 해당 암세포만을 표적하는 방식이며, 주사제가 아닌 경구약이어서 환자가 병원 방문 없이 복용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빌로이주는 수술로 절제할 수 없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암 환자에게 적용된다. 위암 전체의 5년 상대 생존율은 78.6%(2019~2023년 국가암등록통계 기준)이지만, 절제 불가능한 진행성·전이성 단계는 중앙생존기간이 6~10개월, 5년 상대 생존율이 10% 내외에 그친다. 보건복지부는 빌로이주가 임상에서 기존 치료 대비 내성 발생 위험률 41% 감소, 전체 생존 기간 약 2배 연장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요로상피암 병용요법의 변화는 적용 단계가 핵심이다. 키트루다주(한국엠에스디)는 기존에 요로상피암 1차 치료 실패 후 2차 치료부터만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이번 조치로 요로상피암 환자는 첫 치료 단계부터 키트루다주와 파드셉주(한국아스텔라스제약)를 함께 건강보험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병용요법의 임상에서도 기존 치료 대비 전체 생존 기간이 약 2배 연장되는 성과가 보고됐다고 보건복지부는 전했다.
서로 다른 제약사 신약 간 병용에 건강보험 적용, 사실상 첫 사례
파드셉주+키트루다주 병용요법은 서로 다른 제약사가 특허를 보유한 신약끼리의 병용에 건강보험이 적용된 사실상 첫 사례라는 점에서 제도적으로 주목된다. 현행 법령상 각 제약사는 보건당국과 개별적으로 급여 협상을 진행해야 하며, 두 회사 간 이해관계가 다를 수 있는 구조다. 보건복지부는 이번에 두 제약사가 ‘희귀·중증질환자의 치료 사각지대 해소’라는 목표 아래 합의를 이뤘으며, 이 선례를 바탕으로 서로 다른 신약 간 병용요법 보험 적용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을 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의 직접 수혜 대상은 RET 유전자 변이 비소세포암·갑상선 수질암 환자, 절제 불가능한 진행성·전이성 위암 환자, 요로상피암 환자다. 다만 각 약제는 해당 암종과 병기 조건을 충족해야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되며, 약제별 본인부담금 수준과 투여 횟수·기간 등 세부 급여 기준은 이번 발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보험 적용 확대는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반면, 국내 환자 수 300명 미만의 초희귀 암종을 포함해 신약 병용요법까지 급여화하는 데 따른 건강보험 재정 부담은 전체 가입자가 공동으로 나누는 구조다. 향후 유사한 다제약사 신약 병용요법의 급여 확대를 위한 협상 구조와 재정 지속가능성 논의는 이번 선례 이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